방콕갈래

Posted 2009/04/27 22:41 by 지도군
겨우내내 신나는 스노보드질의 후유증을 얼추 메꾸고 나니 이제 다시 여행이 번쩍인다.

우선 이제까지 여행다운 여행이랄만한것만 좀 정리해볼까나.

A. '03 대딩2학년때의 동해 - 출발 결정에 30분도 안걸린 무계획 무체력 무모한 무개념 여행
B. '06 대딩3학년때의 서해 - 뭐 그냥 좋았던 여행. (어머. 쓰다보니 A랑 동행인이 똑같네?)
C. '07 유럽 자동차 여행 - 전혀 새로운곳에서 새로운 날 발견하다.
D. '07 오사카 여행 - 혼자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살짝 맛보다.
E. '08 제주 자전거 하이킹 - 자연을 벗삼는 혼자만의 여행의 경지에 다다르다.

제주를 다녀와선 어느날 갑자기 앙코르와트가 근 한달간 눈앞에 아른거리더라.
하지만 '멋드러진 자동차 소유'라는 남자의 로망 하나를 달성하고 나니 캄보디아는 저 멀리...

왜 회사에선 겨울이 아닌 여름에만 특별휴가를 주는건지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안나올 휴가는 아니기에 여름휴가의 계획을 조금 당겨보기로 했다.
(노동절 연휴에 집에서만 굴러버리게 되어 따로 계획을 꾸역꾸역 세우는건 아님.)



자아, 본래 다섯개의 계획 중 하나를 선택하려 했다.

1. 대한민국 울릉도 + 독도
2. 니폰 도쿄
3. 아메리카 LA
4. 차이나 상하이
5. 타이 방콕 (태국은 뭥미. 그냥 타이 하자)

1번은 음. 올해는 현실성이 없다.
작년에 해둔 본래 계획은 자전거로 서울 출발, 동해 묵호항을 거쳐 울릉도에 가는거였다.
제주도때는 마라톤이니 뭐니 한답시고 체력 비축이 되어있었기에 넉넉했는데 지금은 네버.

2. 도쿄라. 좋지. 근데 환율의 압박과 간사이의 경험상 그냥 언어 다른 한국같다.
아직도 어린때의 일본에 대한 동경이 남아서인지 후보군에 넣어달라고 마음의 소리를 외치네.

3. 이건 언젠가 갈 출장으로 대체할래

4. 상하이는 아니어도 차이나에 언젠가 출장 한번쯤은 가겠지

5. 오늘의 주인공 방콕.
여름에가서 '우기' 잘못걸리면 고생만 한다는 말이 아주 맴돌아대서 처음엔 망설망설.
그게 캄보디아 생각을 해서 그런거였지 알고보니 방콕은 아니라더라.
오해 중 하나가 방콕이 시골 촌구석이 아니라는 사실이며 놀랍게도 지하철도 있다!!!
(고작 지하철에 -_-!!) 뻘소리는 그만하고, 이제까지 여행과는 또 다른 여행이 될듯 싶거든.

A~E 까지 여행 변천사를 정리해볼까.
 짱박히는 방콕을 격하게 사랑하던 녀석이 무개념 여행으로 시작해서 즐거운 사람과 함께하는 여행을 맛본 후에, 전혀 새로운 곳에서 고난을 헤쳐나가는(- _-) 새로운 자신을 발견 한다. 또 다른 경험을 한답시고 무턱대고 비행기를 타놓고 갑작스레 일행을 빠져나와 혼자 여행을 해버린다. 혼자하는 여행에 재미가 들리자 전혀 도시적이지 않은 여행으로 한번 더 재미를 보았다.

이제까지의 여행에서 배운것들
- 함께 여행할 즐거운 사람은 어디서든 만난다. 비행기에서 만날 수도, 여행중에 만날 수도.
- 국적따윈 개나줘버려. 여행지 어디건 나같은 놈은 또 있다. 그냥 들이대서 같이 놀자.
- 빌딩 숲과 사람에 치이는 건 갑갑해. 끝없는 해안도로는 심심해. 적당한 mix 어때?

그 적당한 mix. 그리고 어느새 직딩이 된 나에게 한정된 시간. 다른곳 볼게 있어? 방콕갈래!!

시작이 반. 아직 비행기표까지만 예약해두었지만, 반은 온거야. 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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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갈래  (1) 2009/04/27

  1. | 2009/07/14 01:57 | PERMALINK | EDIT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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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 둘째날 이야기 (오후)

Posted 2008/08/27 00:27 by 지도군

마라도에서 점심을 해치우고 다시 송악산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오후 1시.
오전정도의 페이스라면 제주 동남쪽의 남원까지 가고도 남을시간이다.

하지만 여행이란게 항상 편하기만 하면 재미없는 법.
사는것도 그래. 항상 좋은일만 있을 수도 없는거고.
중간중간 힘든 일도 좀 생기고 그래야 그 후에 더 큰 일이 다가와도 담담하게 대하지 않겠어.
좋든 나쁘던, 즐기면서 살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며 살지어다.

그래서 참 즐겁던 둘째날 오후.
마라도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들은 이야기로는 송악산에 오르면 분화구를 볼수 있다고 한다.

어차피 마라도에서 돌아오면 송악산 근방의 선착장이다.
어디한번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제주도에 돌아왔는데.. 비가 쏟아진다.

쏟아지는 비따위는 자전거 여행하면서 오히려 시원한 녀석이지.
송악산 아래의 절벽앞에 섰다. 멀리 마라도, 가파도가 보인다.
그 맑던 하늘이 한시간도 채 안되어 캄캄해지다니. 제주 날씨가 변덕스럽다더니만. 당했구나.

계획은 송악산 정상에 올라갔다 오려 했지만
비오는 날씨니 할수 없지. 산 중턱까지 올라온것에라도 만족하자. 분화구는 성산일출봉으로!

소나기였나 싶던 비가 당췌 그칠 생각을 안한다.
전방 10km 정도는 빗속에 달리기엔 위험한 해안도로. 잠시만 쉬어가자.

비가 그쳐가는듯 싶어 바로 출발. 다음 목적지인 삼방산이 보인다.
얼핏 봐도 저걸 올라가는건 정신줄을 제대로 놓아야만 가능할듯 싶다.

비만 그치기는 커녕 바람까지 가세했다. 파도소리도 왠지 음산해졌다.
멀리 지도에서만 보이는 '형제섬'이 보이는데. 설마. 그냥 마주보고 있다고 형제인거니?

하이킹하기엔 제주가 참 좋다. 모든 해안도로는 바다방향에 이렇게 자전거 도로가 있으니.

그래서 이런 차들을 보면 괜히 화가 난다지만.
사실 자전거 도로로 달리는 일 보다 차도로 질주하는 일이 더 많았다.

한참을 달려 삼방산 앞에 도착했다. 비는 그쳤지만 삼방산 옆의 업힐 코스는 아무래도 찜찜.

업힐이래봐야 여기가 대관령도 아니고. 힘들긴 해도 용케 올라왔다.
그래도 도로인걸. 송악산의 오프로드(?) 풀숲을 올라간것에 비하면 이쯤이야.

짧은 업힐 뒤에는 급경사의 내리막이 있곤 하지.
차보다 더빠르게 쫘악 내려와주고 나니 입술이 후덜덜댄다.
비에 홀딱젖고, 땀을 섞어놓고, 다운힐 한방으로 전부 말려주니 체온 급저하인가?


마의 고지 삼방산을 넘어 드디어 중문으로 향하는 일주도로에 진입.
공사중이서 한쪽 방향은 텅 비어있다. 하이킹족들에게 이런 도로는 정말 축복이다.

신나게 비맞고, 산나게 달려오고. 몰골이 말이 아니다. 더운데 버프 빼려다 한참 참았다.

잠시 쉬면서 양갱이 하나 입에 넣어주는데 자전거 전국일주족을 만나다.
중문 입구까지 동행하기로 하고 페이스를 急! 끌어올려 순식간에 중문 입구 도착.

출발전 꾸준한 운동이 도움되었던지. 어지간한 라이더들을 만나도 페이스에서는 안뒤진다.
사진속 아이들은 잠시 후 가볍게 추월해줬다. (결국은 한 숙소에서 만날것을..)

조금 더 달리니 중문관광단지 도착. 차를 렌트해왔다면 가장 오래 머물러 있을 장소.
하지만 자전거타고와서는 그냥 지나칠수밖에 없는 '관광'단지로다.

그래서 스윽 달려온 곳은 어느새 '주상절리대'. 돌 모양이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떨어지면 수심 20미터. 바로 앞쪽 수심이 훨씬 깊단다.

주상절리대 사진 열기


중문을 빠져나와 이제 서귀포방향으로 나아간다.
오후 4시. 서귀포로 향하는 두 가지 길 중 이번에도 더 멀리 돌아가는 해안도로를 택했다.

지도에도 잘 보이지 않는 동네. '강정'으로 향하다.

시골동네중에서도 정말 시골동네로 들어온게 실수였을까.
갑자기 느낌이 좀 이상하다 싶더니. 실펑크가 나버렸다.

첫날에는 체인 급이탈. 둘째날에는 펑크라. 이거 재밌네.
따로 주문해서 렌트한 자전거라 관리가 잘되어 있을줄 알았거늘.
뭐, 그건 핑계고 결국 공구를 챙겨놓고 펑크패치를 안챙겨온 찜찜함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펑크패치정도는 렌트해주는데에서 살 수 있을줄 알았지. 휴우. 일단 끌고가보자.

자전거를 끌고가다보니 작은 마을 발견.
오토바이 + 자전거 수리점을 발견했으나, 하필 오늘만 사장님이 자리를 비웠다는 알바생.
자전거 렌트업체에서 알려주는 자전거 수리점은 전방 4km 앞. 끌고가기에는 무리있는 거리.
우째 이런일이!! ㅠ.ㅜ

보통은 이런 상황에 용달 트럭을 부른다는데. 그건 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거고...
바로 자전거 분해에 들어갔다. 앞바퀴 및 뒷바퀴 분리. 프레임은 기어만 남기고 다 떼버렸다.
곧 달려온 콜택시에 분해된 자전거를 싣고 수리점으로 향했다.

자전거 수리 후 재조립중.

그런데 수리해놓고 나니 현재 위치가 애매하다.
본래 계획은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거쳐서 서귀포 시내로 진입하는 거였는데.
택시를 타버리는 바람에 가려던 길을 지나쳐 버렸다.


결국은 과감히 왔던길을 되돌아갔다. 원래 가려던 코스와 거리도 거의 비슷.
다만 시간을 너무 많이 날려버렸다. 이미 남원까지 가기에는 무리가 너무 커졌다.

서귀포로 목적지를 바꾸고 본래 예정 코스로 진행.

그렇게 도착한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아~ 내려가서 뛰어보고싶어라.

경기장에서 바라보는 일몰. 지독했던 하루 날씨는 이렇게 저문다.
이제 숙소를 찾아 서귀포 시내로 달려달려.

중간에는 맛깔스런(?) 한라봉이 보여 집으로 한상자, 회사에 한상자 보내서 점수좀 따자.

이렇게 열심히 달려가며 날이 저물고 있는데,
원래 목표치만큼 못달려서 그런지 욕심이 들더라구.


그렇게 도착한 천지연 폭포.
똑딱이지만 쓸만해 보이는게 나왔다. (1" ISO 200 F3.6)

이미 해는 졌고. 간신히 찾아들어간 숙소에서 틀어놓은 올림픽 개막식은 눈에도 안들어오네.
둘때날, 피로가 쌓였는지 바로 풀석.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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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 둘째날 이야기 (오전)

Posted 2008/08/21 02:56 by 지도군
오고싶던 곳에 와서였을까.
첫날은 내 몸뚱이가 너무나 잘달려줬다.
예상못할 피로누적에 대비해서 전날 일찌감치 잠들고, 눈떠보니 새벽 5시.
서울에서 도착하는 첫째날을 제외하고 모두 새벽 기상을 하겠다는 계획이 맞게 떨어진다.
몸도 가벼운것이, 첫날의 퍼포먼스대로 달려줄것으로 예상된다.

쵸코바 하나물고 제주의 새벽바람을 향해 출발!


출발하자마자 도착한 금능 해수욕장. 새벽6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밝은 제주의 아침.


흐음. 어디보자. 이제 1132도로가 제주의 순환고속도로인 일주도로라는건 알겠다.
해안도로가 있는데 내가 거길 왜가겠어? 신창방향으로 내달리자.

이른 아침의 해안도로. 애인은 어디다 두고 혼자왔냐는 할망의 말이 왠지 비수를 찌른다.

어느새 고산을 지나 수월봉을 향해 달려간다. 저 멀리 차귀도가 보이는구나.

이녀석들은 어쩌다가 이렇게.... 새들 먹이인걸까?

수월봉 올라가던 길. 말이 꼬리를 흔든다. 귀여운녀석~

자전거를 탄채로 해발 77미터 수월봉에 오르다. 저 멀리 달려왔던 해안도로가 보인다.

수월봉 위에 지어진 제주 기상관측소. 좀 물어보고 갈것을..


8월 8일 오전 7시 51분. 이런. 야단났다. 나름 들릴곳은 다들려서 가고있는데...
어느새 서귀포시에 진입. 빠르기야 하다지만.. 계획이 뭔가 어긋날듯하다...

어긋날 수밖에 없는게, 9시 전후로 도착했어야 할 모슬포에 벌써 와버린것이다.
모슬포에서는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 마라도로 출발하는 정기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첫 배가 10시에 있다는걸 생각하면 너무나 빨리 와버렸네. 이걸 어쩌나..


마라도로 가는 배는 모슬포에서 동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송악산 선착장에서도 출발한다.
별 수 있나. 오전 8시 51분. 해안가의 작은 공원을 발견.
마라도는 송악산 선착장을 통해서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일단 쉬면서 버티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송악산 선착장으로 출발.
사실 거리상으론 한시간만에 2km는 아무것도 아닌 거리인데...
그게 맞바람과 오르막이 함께하는 길일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먹은거라곤 새벽에 출발하면서 든 초코바 한개뿐이었으니. 슬슬 기운이 빠져나간다.

오전 9시 28분. 맞바람과 오르막을 뚫고 송악산 선착장에 도착.

대한민국 '국토(이어도는 제외)' 최남단 마라도로 가는 배. 마라도까지는 약 40분정도 걸린다.
하이킹족들은 20% 할인이라는 혜택이 있지만 자전거는 두고가야한다.

출발 전에 보이는 송악산. 대한민국 최남단 산 이라고 한다.
사진 오른쪽 아래에 동굴스러운게 있는데...
자연동굴이 아니라 태평양전쟁때 일본군들의 기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휴, 맘에 안들어...

마라도로 가는 배 위에서. 대한민국 최남단 산 송악산 한번 더.

어느새 마라도 도착. 배 오른편에서.

배 좌측편에서. 역광에 멋지던 섬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푸른 하늘, 바다는 멋지기만 하다.

다소 낮은 선착장에서 마라도 위로 올라오니 골프카트들이 대기중이다.
난 여기서 다시 자전거를 빌려서 느긋하게 돌기 시작.

다소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마라도에는 짜장면집이 있다. 그것도 세개나.

편의점도 있다.

바다는 정말이지 투명하다. 저 멀리는 태평양.

같은 자리, 조금 더 뒤에서. 푸른 바다, 푸른 풀밭. 따스한 햇살.

마라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남단비. 뒤쪽 여자분 스타일 괜찮네 -.-a


더보기


마라도에서 나오기 전. 국토 최남단 짜장면을 시식하다. (표준어 자장면은 그냥 짜장면 하자!!)
근방에서 많이 잡힌다는 톳으로 면을 만들었단다. 뭐 그냥 밍숭맹숭한 맛.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저 멀리 해녀를 발견.

다시 제주로 돌아가는 배가 멀리서 온다.
저 멀리 비구름이 넘실넘실.

여기까지 기운 펄펄 넘치던 둘째날 오전의 이야기 끝.
맘편히 달려보는 즐거운시간은 여기까지.

둘째날 오전 경로 [ 협재 - 신창 - 고산 - 대정 - 송악산 - 마라도 - 송악산] ( 05:40 ~ 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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