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기록사에서 여행이라고 한다면,
이 기록은 빼먹을수가 없다.
사랑하는 연인과 간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래전부터 절친했던 친구와 간것도 아니다.
살면서 내 멋대로 떠난 첫 여행이라는것.
그리고 그 여행이 나에게 돌려준것.
그런것들 때문인지. 이 기억은 생생하다고는 못하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어쩌면 인생기록사에서 빼먹을수 없는 이유가
앞서 적어놓은 이유가 되었으면 더 좋았을지도 모르지만,
뭐, 상관없다. 어찌되건 기억에 꽤 남았다는건 변함없으니까.
(이래서 다른곳보다 바다를 좋아하는것일지도.)
이땐 나름 학생.
매일매일 출퇴근을 반복하고 있었지만 나름 학생이었다지.
그런데 이맘때 사무실에서 모처럼 휴가를 주셨다지.
월급도 받았겠다.
뭐랄까나... 다들 다녀온다는 동해바다를 가고싶더라.
지금이나 그때나 철딱서니없는건 마찬가지지만...
몰라. 함튼 가고싶었어.
그런데 참 .... 신기한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지.. 혼자가긴 싫더라구.
그때 안지 얼마 안된.. 본래는 뭐 엮일일도 없으셨었을 분인데.
어쩌다보니 같이 가게 되었다지. 지금은 그냥 '뽈' 이라고 부르는. 풉.
밤 10에 메신저에서 떠들다가 바로 나와서 12시 기차타고 떠난다는것.
지금생각해도 참 어처구니 없던 사람들었다지.
지금 돌이켜보면 기차표가 있던것 자체가 신기하네.
뭐 함튼, 그렇게 기차를 탔지.
밤기차라서 타자마자 맥주한캔씩 씹어드시고 둘다 바로 취침. 쿨쿨.
.......
깨어보니 어느새 새벽이더라.
기차에서는 곧 동해라면서 광고를 때려주시더군.
기차 뒤로 달려가 보았지.
오호라. 문이 열렸구나. 새벽바람 쐬면서 달리는 기차의 맨 끝에 서있다니.
뭐. 떨어지면 죽겠구나.. 싶더군.
그러다보니 어느새 동해역 도착.
둘다 괜시리 신나서 여기저기 렌즈 들이대고.
"오호라. 이것이 바닷가 근처의 공기로곤!!!"
(하지만, 실제론 바다가 좀 멀었다지요.)
이미 날이 좀 밝더라.
길가는 택시 붙잡고 외쳤지.
"가까운 바다요"
그렇게 간 곳이 추암이라는 곳이라는군.
어익후야. 벌써 해가 좀 떠있구나.
그다지 상관은 없었어. 바위위에서의 바다내음은 너무나도 상쾌했던걸.
그래도 늦지는 않았던지.......
조금 지나자 아주아주 근처가 뻘~그스름 해지는게 '이햐' 스럽게 멋지던걸.
사실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바로 이때였지.
막힌게 싹 쓸려 내려갔달까..
그냥. 그냥 참 좋았었지.
뭔가 추스려지는듯한 기분.
물론 그래봐야 한순간이라는게 참 아쉬울뿐.
뭐, 바위위에서 그렇게 한참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살짝쿵 해변도 걸어주시고.
(구두신고 백사장. 멋지구나!)
이렇게 싸돌아다니다보니 어느새 새벽을 지나 아침이 왔더군.
바다는 봤지만 모처럼 온 동해인데 이대로 가긴 아쉽더라구.
길가는 버스를 잡아탔지.
그때 대체 무슨생각이었던지.
바다를 봤으니 계곡을 가자고....
어르신들 여행도 아닌데,, 그때 선택이 참 재밌었군..
그렇게 간 곳이 '무릉계곡'이었던가.
그 계곡의 경치도 좋았지만,
그보다 그 산길을 구두신고 오르는 뽈.
슬리퍼신고 오르는 나.
너무 웃겼드랬어.
그러면 뭐하냐. 어차피 산인거.
올라가다 괜시리 피곤해서 말싸움한번 해주고.
결론은 그때나 지금이나 이거지.
'어차피 올라갔다 내려올거, 뭐하러 올라가냐... 쳇.'
그래서 다시 내려는 왔는데.
여전히 시간이 남아도는걸.
어처구니 없게도. 다시 바다로 갔다지.
이번엔 말로는 참 많이듣던 정동진이야.
어떻게 갔는지 참 신기하군. 푸풉.
하루에 바다->산->바다. 라니.
역시 그땐 젊었..(어렸..)어.
그래서 이곳이 바로 정동진.
뭐 날이 흐렸던 이유인지.....별거 없드라고..
돌덩이 위에 배가 하나 있길래 신기해 보이긴 했다.
정동진 돌덩이에서 사진하나 박아주시고..
아아~ 어치나 천진난만한 표정인지.
저때가 참 좋았어.
뭐. 그렇게 정동진을 뒤로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에 올랐지.
너무너무 피곤해서 어떻게 왔는지도 신기할 지경이였지...
그래도 그때는 그다지 찌든것도 없었고.
나름 꽤 순수했었고.
마냥 좋았었으니까. 좋은건 좋은대로, 싫은건 싫은대로.
다시 그때 그 기분으로 새롭게 떠나고도 싶군.
하지만 이젠 아니지?
이젠 나도 준비해야지. 혼자만의 감상이 아닌 날 찾는 새로운 여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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