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자전거 여행 - 둘째날 이야기 (오후)

Posted 2008/08/27 00:27 by 지도군

마라도에서 점심을 해치우고 다시 송악산 선착장으로 돌아오니 오후 1시.
오전정도의 페이스라면 제주 동남쪽의 남원까지 가고도 남을시간이다.

하지만 여행이란게 항상 편하기만 하면 재미없는 법.
사는것도 그래. 항상 좋은일만 있을 수도 없는거고.
중간중간 힘든 일도 좀 생기고 그래야 그 후에 더 큰 일이 다가와도 담담하게 대하지 않겠어.
좋든 나쁘던, 즐기면서 살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며 살지어다.

그래서 참 즐겁던 둘째날 오후.
마라도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들은 이야기로는 송악산에 오르면 분화구를 볼수 있다고 한다.

어차피 마라도에서 돌아오면 송악산 근방의 선착장이다.
어디한번 가보자! 라는 생각으로 제주도에 돌아왔는데.. 비가 쏟아진다.

쏟아지는 비따위는 자전거 여행하면서 오히려 시원한 녀석이지.
송악산 아래의 절벽앞에 섰다. 멀리 마라도, 가파도가 보인다.
그 맑던 하늘이 한시간도 채 안되어 캄캄해지다니. 제주 날씨가 변덕스럽다더니만. 당했구나.

계획은 송악산 정상에 올라갔다 오려 했지만
비오는 날씨니 할수 없지. 산 중턱까지 올라온것에라도 만족하자. 분화구는 성산일출봉으로!

소나기였나 싶던 비가 당췌 그칠 생각을 안한다.
전방 10km 정도는 빗속에 달리기엔 위험한 해안도로. 잠시만 쉬어가자.

비가 그쳐가는듯 싶어 바로 출발. 다음 목적지인 삼방산이 보인다.
얼핏 봐도 저걸 올라가는건 정신줄을 제대로 놓아야만 가능할듯 싶다.

비만 그치기는 커녕 바람까지 가세했다. 파도소리도 왠지 음산해졌다.
멀리 지도에서만 보이는 '형제섬'이 보이는데. 설마. 그냥 마주보고 있다고 형제인거니?

하이킹하기엔 제주가 참 좋다. 모든 해안도로는 바다방향에 이렇게 자전거 도로가 있으니.

그래서 이런 차들을 보면 괜히 화가 난다지만.
사실 자전거 도로로 달리는 일 보다 차도로 질주하는 일이 더 많았다.

한참을 달려 삼방산 앞에 도착했다. 비는 그쳤지만 삼방산 옆의 업힐 코스는 아무래도 찜찜.

업힐이래봐야 여기가 대관령도 아니고. 힘들긴 해도 용케 올라왔다.
그래도 도로인걸. 송악산의 오프로드(?) 풀숲을 올라간것에 비하면 이쯤이야.

짧은 업힐 뒤에는 급경사의 내리막이 있곤 하지.
차보다 더빠르게 쫘악 내려와주고 나니 입술이 후덜덜댄다.
비에 홀딱젖고, 땀을 섞어놓고, 다운힐 한방으로 전부 말려주니 체온 급저하인가?


마의 고지 삼방산을 넘어 드디어 중문으로 향하는 일주도로에 진입.
공사중이서 한쪽 방향은 텅 비어있다. 하이킹족들에게 이런 도로는 정말 축복이다.

신나게 비맞고, 산나게 달려오고. 몰골이 말이 아니다. 더운데 버프 빼려다 한참 참았다.

잠시 쉬면서 양갱이 하나 입에 넣어주는데 자전거 전국일주족을 만나다.
중문 입구까지 동행하기로 하고 페이스를 急! 끌어올려 순식간에 중문 입구 도착.

출발전 꾸준한 운동이 도움되었던지. 어지간한 라이더들을 만나도 페이스에서는 안뒤진다.
사진속 아이들은 잠시 후 가볍게 추월해줬다. (결국은 한 숙소에서 만날것을..)

조금 더 달리니 중문관광단지 도착. 차를 렌트해왔다면 가장 오래 머물러 있을 장소.
하지만 자전거타고와서는 그냥 지나칠수밖에 없는 '관광'단지로다.

그래서 스윽 달려온 곳은 어느새 '주상절리대'. 돌 모양이 정말 인상적이다.
그리고 떨어지면 수심 20미터. 바로 앞쪽 수심이 훨씬 깊단다.

주상절리대 사진 열기


중문을 빠져나와 이제 서귀포방향으로 나아간다.
오후 4시. 서귀포로 향하는 두 가지 길 중 이번에도 더 멀리 돌아가는 해안도로를 택했다.

지도에도 잘 보이지 않는 동네. '강정'으로 향하다.

시골동네중에서도 정말 시골동네로 들어온게 실수였을까.
갑자기 느낌이 좀 이상하다 싶더니. 실펑크가 나버렸다.

첫날에는 체인 급이탈. 둘째날에는 펑크라. 이거 재밌네.
따로 주문해서 렌트한 자전거라 관리가 잘되어 있을줄 알았거늘.
뭐, 그건 핑계고 결국 공구를 챙겨놓고 펑크패치를 안챙겨온 찜찜함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펑크패치정도는 렌트해주는데에서 살 수 있을줄 알았지. 휴우. 일단 끌고가보자.

자전거를 끌고가다보니 작은 마을 발견.
오토바이 + 자전거 수리점을 발견했으나, 하필 오늘만 사장님이 자리를 비웠다는 알바생.
자전거 렌트업체에서 알려주는 자전거 수리점은 전방 4km 앞. 끌고가기에는 무리있는 거리.
우째 이런일이!! ㅠ.ㅜ

보통은 이런 상황에 용달 트럭을 부른다는데. 그건 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거고...
바로 자전거 분해에 들어갔다. 앞바퀴 및 뒷바퀴 분리. 프레임은 기어만 남기고 다 떼버렸다.
곧 달려온 콜택시에 분해된 자전거를 싣고 수리점으로 향했다.

자전거 수리 후 재조립중.

그런데 수리해놓고 나니 현재 위치가 애매하다.
본래 계획은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을 거쳐서 서귀포 시내로 진입하는 거였는데.
택시를 타버리는 바람에 가려던 길을 지나쳐 버렸다.


결국은 과감히 왔던길을 되돌아갔다. 원래 가려던 코스와 거리도 거의 비슷.
다만 시간을 너무 많이 날려버렸다. 이미 남원까지 가기에는 무리가 너무 커졌다.

서귀포로 목적지를 바꾸고 본래 예정 코스로 진행.

그렇게 도착한 서귀포 월드컵 경기장. 아~ 내려가서 뛰어보고싶어라.

경기장에서 바라보는 일몰. 지독했던 하루 날씨는 이렇게 저문다.
이제 숙소를 찾아 서귀포 시내로 달려달려.

중간에는 맛깔스런(?) 한라봉이 보여 집으로 한상자, 회사에 한상자 보내서 점수좀 따자.

이렇게 열심히 달려가며 날이 저물고 있는데,
원래 목표치만큼 못달려서 그런지 욕심이 들더라구.


그렇게 도착한 천지연 폭포.
똑딱이지만 쓸만해 보이는게 나왔다. (1" ISO 200 F3.6)

이미 해는 졌고. 간신히 찾아들어간 숙소에서 틀어놓은 올림픽 개막식은 눈에도 안들어오네.
둘때날, 피로가 쌓였는지 바로 풀석.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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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 둘째날 이야기 (오전)

Posted 2008/08/21 02:56 by 지도군
오고싶던 곳에 와서였을까.
첫날은 내 몸뚱이가 너무나 잘달려줬다.
예상못할 피로누적에 대비해서 전날 일찌감치 잠들고, 눈떠보니 새벽 5시.
서울에서 도착하는 첫째날을 제외하고 모두 새벽 기상을 하겠다는 계획이 맞게 떨어진다.
몸도 가벼운것이, 첫날의 퍼포먼스대로 달려줄것으로 예상된다.

쵸코바 하나물고 제주의 새벽바람을 향해 출발!


출발하자마자 도착한 금능 해수욕장. 새벽6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밝은 제주의 아침.


흐음. 어디보자. 이제 1132도로가 제주의 순환고속도로인 일주도로라는건 알겠다.
해안도로가 있는데 내가 거길 왜가겠어? 신창방향으로 내달리자.

이른 아침의 해안도로. 애인은 어디다 두고 혼자왔냐는 할망의 말이 왠지 비수를 찌른다.

어느새 고산을 지나 수월봉을 향해 달려간다. 저 멀리 차귀도가 보이는구나.

이녀석들은 어쩌다가 이렇게.... 새들 먹이인걸까?

수월봉 올라가던 길. 말이 꼬리를 흔든다. 귀여운녀석~

자전거를 탄채로 해발 77미터 수월봉에 오르다. 저 멀리 달려왔던 해안도로가 보인다.

수월봉 위에 지어진 제주 기상관측소. 좀 물어보고 갈것을..


8월 8일 오전 7시 51분. 이런. 야단났다. 나름 들릴곳은 다들려서 가고있는데...
어느새 서귀포시에 진입. 빠르기야 하다지만.. 계획이 뭔가 어긋날듯하다...

어긋날 수밖에 없는게, 9시 전후로 도착했어야 할 모슬포에 벌써 와버린것이다.
모슬포에서는 '대한민국 국토 최남단' 마라도로 출발하는 정기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첫 배가 10시에 있다는걸 생각하면 너무나 빨리 와버렸네. 이걸 어쩌나..


마라도로 가는 배는 모슬포에서 동쪽으로 2km 정도 떨어진 송악산 선착장에서도 출발한다.
별 수 있나. 오전 8시 51분. 해안가의 작은 공원을 발견.
마라도는 송악산 선착장을 통해서 들어가기로 결정하고, 일단 쉬면서 버티자.

잠시 휴식을 취하고 송악산 선착장으로 출발.
사실 거리상으론 한시간만에 2km는 아무것도 아닌 거리인데...
그게 맞바람과 오르막이 함께하는 길일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먹은거라곤 새벽에 출발하면서 든 초코바 한개뿐이었으니. 슬슬 기운이 빠져나간다.

오전 9시 28분. 맞바람과 오르막을 뚫고 송악산 선착장에 도착.

대한민국 '국토(이어도는 제외)' 최남단 마라도로 가는 배. 마라도까지는 약 40분정도 걸린다.
하이킹족들은 20% 할인이라는 혜택이 있지만 자전거는 두고가야한다.

출발 전에 보이는 송악산. 대한민국 최남단 산 이라고 한다.
사진 오른쪽 아래에 동굴스러운게 있는데...
자연동굴이 아니라 태평양전쟁때 일본군들의 기지로 사용했다고 한다. 휴, 맘에 안들어...

마라도로 가는 배 위에서. 대한민국 최남단 산 송악산 한번 더.

어느새 마라도 도착. 배 오른편에서.

배 좌측편에서. 역광에 멋지던 섬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푸른 하늘, 바다는 멋지기만 하다.

다소 낮은 선착장에서 마라도 위로 올라오니 골프카트들이 대기중이다.
난 여기서 다시 자전거를 빌려서 느긋하게 돌기 시작.

다소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마라도에는 짜장면집이 있다. 그것도 세개나.

편의점도 있다.

바다는 정말이지 투명하다. 저 멀리는 태평양.

같은 자리, 조금 더 뒤에서. 푸른 바다, 푸른 풀밭. 따스한 햇살.

마라도 가장 남쪽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남단비. 뒤쪽 여자분 스타일 괜찮네 -.-a


더보기


마라도에서 나오기 전. 국토 최남단 짜장면을 시식하다. (표준어 자장면은 그냥 짜장면 하자!!)
근방에서 많이 잡힌다는 톳으로 면을 만들었단다. 뭐 그냥 밍숭맹숭한 맛.


다시 제주도로 돌아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저 멀리 해녀를 발견.

다시 제주로 돌아가는 배가 멀리서 온다.
저 멀리 비구름이 넘실넘실.

여기까지 기운 펄펄 넘치던 둘째날 오전의 이야기 끝.
맘편히 달려보는 즐거운시간은 여기까지.

둘째날 오전 경로 [ 협재 - 신창 - 고산 - 대정 - 송악산 - 마라도 - 송악산] ( 05:40 ~ 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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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자전거 여행 - 첫째날 이야기

Posted 2008/08/21 02:52 by 지도군

여차저차해서, 드디어 제주도에 발을 딛어봤다.
본래 계획과는 다르게 혼자였지만,
더 좋은점도 많았기에 오히려 한번 더 혼자만의 여행을 즐겨볼까도 싶다.

대충 정리해보자면, 제주도를 자전거로 한바퀴 돌아보자. 이거였지.
그간 하프마라톤 준비 겸사겸사로 나름 체력단련도 해놨겠다. 제주 한바퀴쯤이야!


그래도 조금은 편한게 좋다고,
제주 해안도로 일주는 서쪽으로 출발했다.
동쪽으로 출발하면 상당히 긴 시간동안 오르막이 이어지고, 거기에 맞바람까지 분다는 정보.
자전거를 처음타는것도 아니고.. 오르막보다 더 끔찍한 녀석이 바로 맞바람이니...

미리 준비한 장구들을 갖추고 김포공항에서 제주공항에 도착.
싸다는 장점도 있겠지만, 괜스레 프로펠러 비행기가 타고싶어서 '한성항공'을 이용해줬다.


비행기 사진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부터 빌리러 고고싱.
육지에서 자전거를 가져오긴 애매한지라 전문렌트 업체의 손을 좀 빌렸다.
추가금을 엊어주고 빌린 24단기어 하운드500. (추가금이 무색했지만.. 그나마..)

출발전. 사진은 박고 가야지.
너무 따가운 햇살 핑계에 선그라스를 써서 그런가... 영 어색하기만 하다.

8월 7일 오후 세시. 대책없이 일단 출발. 출발하자마자.. 짠 냄새다. 바다다!!
아아. 이것이 제주의 바다로다. 바닷가의 모양부터가 너무 다르다!!

전국일주 하시던 분들과 발을 맞춰 일주도로를 달리다가 들어온 작은 해안가 마을.
제주 어디서나 볼 수 있던 돌담들. (심지어 아파트, 마트 입구까지)

일주도로를 벗어나 첫 해안도로로 진입하기 전. 바다에 어울리던 푸르딩딩 건물.

혼자놀때 거울은 참 반갑다. 그게 추해보이던, 멋져보이건. 날 돌아보게 한다.

바다 옆을 따라 쭈욱 나있는 해안도로. 자전거가 달리기도 너무나 좋더라.
질리지 않는 짭짤한 바다내음, 파도소리를 들으며 달리는 기분은 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른다.

그래서 첫 휴식. 출발지에서 나름 느긋하게 한시간정도 달려왔을 뿐인데.
지도를 펼쳐보니 어느새 거진 20km를 와있더라.



예상외로 너무 빠르다. 아직 대낮인데 벌써 애월을 지나 한림으로 가고있다.
출발한지 채 두시간도 안되었는데... 이미 40km를 넘게 달려왔네.
대략 둘레가 220km인 제주 둘레를 감안하자면.. 4박 5일로 잡은 일정이... 너무나 넉넉하다.

결국 두시간 반만에 첫날의 목표로 잡았던 협재 해수욕장 도착.
너무 이른시간이라 잠시 쉬고 그냥 지나가려던 차에 하운드500이 '첫번째' 고장을 일으켰다.

어째 이런일이. 체인이 엉켰다. 그것도 제대로.
힘겹게 고치고나니 갑자기 맥빠진다. 에라. 놀다가자. 민박부터 하나 잡고 입수!

바다 색이 다르다. 정말 서해 동해와는 너무 다르다. 우와아아아아!!

협재 해수욕장에서 만난 제주의 첫 일몰. 아아.. 좋구나아..

첫날 이동 경로 [ 제주 - 하귀 - 애월 - 수원 - 협재 ] ( 15:00 ~ 17: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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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대한민국>제주특별자치도>제주시>한림읍>협재리>협재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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